당 중앙에서 마침내 시진핑 동지의 이름이 사라졌다. 지금 중국 공산당에서 조용히, 그러나 착착 진행되고 있는 '최고 권력자 배제'의 이상한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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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당 중앙에서 마침내 시진핑 동지의 이름이 사라졌다. 지금 중국 공산당에서 조용히, 그러나 착착 진행되고 있는 '최고 권력자 배제'의 이상한 사태

by 소식쟁이2 2025. 4. 26.

당 중앙에서 마침내 시진핑 동지의 이름이 사라졌다. 지금 중국 공산당에서 조용히, 그러나 착착 진행되고 있는 '최고 권력자 배제'의 이상한 사태

더는 중국 공산당의 「핵심(核心)」이 아닌 '시진핑 동지'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중국 공산당 중앙에서 두 가지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 그 이례적인 일은 함께 당의 수장, 총서기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당내 위상과 관련된 것이다. 최고권력자 시진핑의 실추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월 31일, 중국 공산당은 매달 연례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 다음 날 인민일보 1면에 실린 정치국 회의의 공식발표를 꼼꼼히 읽다 보면 한 가지 이상한 점을 깨닫게 된다. 공식 발표에는  「당 중앙(党中央)」이라는 말이 5차례 정도 나왔지만, 지금까지 관용의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은 사라졌다. 당 중앙은 단순하게 '당 중앙'으로만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집권 1기에 시진핑 주석은 당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당 중앙(党中央)」이라는 말에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다'는 표현을 붙이는 것은 당 공식문장의 표준이었다. 구체적으로는 한 문장에 당 중앙을 언급할 때 적어도 처음 한 번은 반드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을 쓴다.

예를 들어 2023년 9월 28일 인민일보 1면에 게재된 '제1회 중앙순시상황 종합보고를 심의하는 정치국 회의' 공식 발표, 2024년 9월 30일 인민일보에 게재된 '제2회 중앙순시상황 종합보고를 심의하는 정치국 회의' 공식 발표, 첫머리부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은 순시공작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문구로 시작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은 순시공작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문구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2024년 10월 29일 인민일보에 게재된 제3차 중앙순시상황 종합보고를 심의하는 정치국 회의의 공식 발표도 서두부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강력한 지도하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얼마 전 열린 제4차 중앙순시상황 종합보고를 심의하는 정치국 회의가 공식 발표되자 서두부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표현에서 5차례 정도 당 중앙의 단어를 사용했는데도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표현을 완전히 피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례 보면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이다.

더 나아가 4월 3일 인민일보는 일면에 가격관리체제에 관한 중공중앙국무원의 의견서를 게재했는데, 이 공식문서 중 역시 '당 중앙'이라는 말이 있어도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은 없었다.

또 같은 4월 3일 인민일보는 정치협상회의 왕호닝(王滬寧) 주석이 생태문명에 관한 좌담회를 주재하며 진행한 강화를 보도했다. 그(王滬寧)는 지금까지 어떤 회의에서도 회의 내용과 상관없이 반드시 한 번, 시진핑의 핵심적 지위 확립을 포함한 두 가지 확립을 한 번 언급했지만, 이 좌담회에서는 이 상투적인 문구가 그의 입에서 역시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이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앞으로도 만약 당의 공식발표나 지도자들의 강연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나 두 가지 확립의 키워드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 중앙은 자신의 총의를 바탕으로 시진핑이 가진 당 중앙의 핵심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하고, 그를 집단적 지도체제 속의 일원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이 아닐가!

◆ 전대미문의 물갈이 인사의 의미
4월 2일 중국 공산당에서 이 또한 매우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었다. 3월 31일 정치국 회의 직후 당 중앙은 인사를 관할하는 중앙조직부와 대외공작을 담당하는 중앙통일전선공작부라는 주요 부문의 수장을 맡고 있는 두 부장을 교체했다. 조직부장(李幹傑)이 통일전선공작부장으로 갔고, 통일전선공작부장이었던 석태봉(石泰峰)이 조직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관영 신화사 등이 4월 2일 리와 석의 새로운 직위 활동을 보도했다.

두 사람 모두 정치국 위원이지만, 정치국 위원이 그 재임중에 자리를 바꾸는 것은 이례적인 것을 넘어 공산당 정권 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앞서 언급한 중앙조직부장과 중앙통일전선부장이라는 두 자리는 같은 당 중앙부장이라도 정권의 무게감이 전혀 다르다. 공산당 전체 인사와 간부 심사를 담당하는 중앙조직부장은 당 조직 관리의 핵심으로 당 중앙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 중 하나다. 실제로 중앙조직부장 경력자가 당 최고지도부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에 비해 통일전선부장 경력자가 최고지도부에 진입한 전례는 거의 없다.

이렇게 하다 보면 이번 자리 교체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우선 중앙조직부장에서 통일전선부장으로 전출된(李幹傑) 경우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칭화대 출신인 그는 같은 칭화대 출신으로, 시 주석 동창인 천시(陳希) 전 조직부장의 추천으로 그 후임으로 취임한 만큼 시진핑파의 일원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2022년 10월 전당대회에서 개인독재체제를 굳힌 시 주석은 그를 당 조직 장악의 핵심인 중앙조직부장에 임명했을 것이다.

그가 중앙조직부장 자리를 떠난 것은 시 주석과 시진핑파에게 당 조직 지배의 보루를 잃었다는 뜻이다.

◆ 시진핑 당인사 지배력 상실
한편 새로 중앙조직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석태봉(石泰峰)는 베이징대 법대 출신으로 후진타오파 주요 간부였던 리커창과 동급생이다. 대졸 후에는 공산당 중앙 당교에서 교편을 잡았지만, 후진타오가 중앙 당교의 교장을 맡은 2001년에 부교장으로 발탁되어 후진타오파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시 주석이 후진타오 후임으로 교장을 맡던 시절 그는 시진핑을 섬기기도 했기 때문에, 시 주석과의 관계도 대체로 좋지만 결코 시 주석의 동네친구 같은 간부나 심복은 아니다.

따라서 시진핑파 간부인 리(李幹傑)가 중앙조직부장 자리에서 배제되고 석(石泰峰)이 그 후임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정치적 흥정과 타협의 산물로 보이지만, 어쨌든 이번 물갈이로 시 주석이 당 조직 지배의 핵심을 상실했다는 의미는 중대하다.

지난해 11월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이었던 모화(苗華)의 실각으로 시 주석은 군 조직 장악의 요체를 잃었지만 이번에 시진핑은 당 조직 장악의 요체인 중앙조직부장 자리도 잃었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표현이 정치국 회의의 공식 발표에서 사라진 것과 맞물려 보면 군뿐 아니라 당에 의한 시진핑 배제도 착착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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