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운동이 필요한가?

뇌는 왜  운동이 필요한가?

운동을 하면 기억력이 향상되거나 알츠하이머병 등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과 뇌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인간 진화에서 운동의 변화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남캘리포니아대학에서 생물과학 교수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a.라이클렌이 정리한 내용이다. 

◆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
수십 년 동안 인간이 성인이 되면 뇌는 뉴런을 생성하지 않게 되고 뉴런을 잃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크연구소의 연구자가 1990년대에 쥐가 달리면 쥐의 해마에 새로운 뉴런이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다양한 연구에서 나이가 들수록 운동은 인간의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운동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변성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크연구소의 연구에서 생쥐의 운동에 의한 뉴런 생성이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라 하는 단백질의 생성과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운동에서 유발되는 신경 발생이 쥐의 기억능력의 기능개선과 관계된다는 것도 실증되었다. 

일리노이 대학에서 커크 에릭슨과 아서 크레이머가 진행한 실험에서는 60세에서 79세의 노인들이 유산소 운동을 함으로써 BDNF와 해마의 영역의 증가, 기억 개선을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 영국에서 7000명 이상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중간 정도에서 격렬한 운동에 시간을 많이 소비한 사람일수록 해마의 부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이 뇌에 미치는 효과가 신경형성이나 기존 뉴런 간 결합 증가 등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라이클렌는 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운동이 뇌의 해마와 인지기능에 유익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라이클렌은 말한다. 운동을 통한 뇌 영역의 증가는 계획, 의사결정, 멀티태스킹을 포함한 인지기능 강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새로운 뉴런의 생성이 아니라 기존 뉴런 간의 연결증가가 운동이 뇌 영역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의 원인이라고 추측한다고 한다. 

◆ 인류와 뇌의 진화
인류는 약 600만년에서 700만년 전에 이족보행으로 진화했다. 이족보행의 자세를 터득하기 위해 뇌가 몸을 움직이는 방법 등의 정보와 몸 전체의 근육의 활동을 조정해 자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이족보행으로 진화함에 따른 뇌의 진화로 인해 사족보행이었던 조상들의 뇌보다 뇌의 인지력이 더 높아졌다고 추측한다. 

인류 조상들은 식물을 주로 먹었지만 약 200만 년 전쯤 한랭한 기후로의 변화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인류는 식물을 먹을 뿐만 아니라 동물을 사냥해 먹게 되었다. 약 1만 년 전 농업과 목축이 시작되기 전까지 사냥과 채집은 약 200만 년에 걸쳐 인간의 자급자족을 지탱했다. 사냥이나 채집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있는 위치를 파악하고 주위를 탐색해야 한다. 이러한 공간인식은 해마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시각 및 청각을 사용하여 음식을 찾아야 한다. 나아가 이전에 어디를 사냥하거나 채집했는지, 어떤 음식을 언제 어디서 구할 수 있었는지를 기억해야 했다. 

인류의 뇌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을 모두 사용하여 결정을 내리고 사냥과 채집의 탐색 경로를 계획하게 되었다. 이것은 해마와 전두엽 등에 의해 지원되는 인지 태스크이다. 또한 사냥 채집자들은 집단으로 몰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기억이나 공간 인식뿐만 아니라 사람 간의 대화도 함께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이러한 멀티태스킹의 처리는 주로 전두엽피질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 

또한 사냥의 경우에는 달리면서 기억·공간인식·회화를 실행했다고도 볼 수 있다. 유산소 운동 중 멀티태스킹은 더 어려워지고 빠른 정보처리가 필요하다. 진화 관점에서는 식량을 찾을 가능성을 최대로 하고, 채집 중 및 채집 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뇌가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 뇌를 단련하기 위한 운동은?
200만 년 전에는 살아가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수반하는 사냥과 채집을 해야 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식량을 찾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 노화에 따라 일어나는 뇌의 쇠퇴와 그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가 일어나는 것은 현대인이 운동을 하지 않는 습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라이클렌은 추측한다. 

라이클렌에 따르면 「단순히 운동하는 것만으로는, 뇌의 쇠퇴를 억제하는 효과는 충분히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한다. 평소 유산소 운동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 머신을 사용한다. 체육관에 있는 것 같은 기계는 환경의 변화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 인류 조상들은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조상들이 직면했던 것과 같은 가혹한 환경 속에서 기억이나 인식 등을 하는 운동을 할 수 있다면 운동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변성 질환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라이클렌은 말한다. 

유니온대학의 케이 앤더슨 핸리는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관련된 증상인 경도인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뇌 인지와 운동에 따른 변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핸리는 피실험자에게 비디오 게임과 운동을 동시에 하게 함으로써 운동만 하는 것보다 BDNF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발견은 인간의 뇌에서 BDNF가 운동에 의해 생성된다는 생각을 더욱 강화한다고 라이클렌은 말한다. 

라이클렌은 「인지 태스크와 유산소 태스크의 조합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를 하는 것이 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하며, 환경변화가 있는 스포츠의 예로 크로스컨트리를 들고 있다. 또한, 미국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서는 중등도의 강도로 일주일에 최소 150분간 또는 심한 강도로 일주일에 최소 75분간 유산소 운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라이클렌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운동을 하는 것으로도 뇌 건강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hy Your Brain Needs Exercise-Scientific American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why-your-brain-needs-exerc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