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가 이우환의 작품을 찾아 일본 나오시마(直島)로 가야 하는 이유
도쿄와 고베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는 현대미술가 이우환. 미니멀하고 평온한 그의 작품은 사물 간의 관계, 사물과 보는 자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보는 사람은 작품의 의미를 저마다 해석해도 되지만, 그 도움 중 하나는 어디에 어떻게 놓여 있는가이다.
■ 세계에 앞서 이우환미술관이 만들어진 나오시마(直島)
국립신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 이우환이 개최 중이다. 이는 효고현립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이우환으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간사이로 순회한다. 이우환은 1936년 대한민국 경남 출생. 대학 재학 중에 일본어와 철학을 공부했고, 그 후 일본에서 미술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전후 일본 미술의 큰 무브먼트인 「모노파」를 이론적으로도 주도한, 그 중심적 작가이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배운 책, 원래 문학에 관심이 많아 일본 대학에서 배운 철학, 나중에 뉴욕 근대미술관에서 본 바넷 뉴먼의 회화 등 다양한 요소가 그의 안에서 양성돼 독자적인 작품과 저작을 만들어낸다. 철판, 고무판, 유리판, 돌, 나무, 물을 이용하면서 공시적으로 존재하고 서로 관계하는 것과 사물의 관계, 사물과 공간의 관계, 사물과 사람의 관계에 따른 세계관을 말해 왔다.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구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우환은 2014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2019년에는 퐁피두센터 메스에서도 개인전을 실시했다. 다시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편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 부지 내에 이우환 갤러리(Space Lee UFan)를 개설했고 올해 아를에도 미술관 이우환 아를(Lee Ufan Arles)을 열었다. 그것은 16세기에 지어진 저택을 개수한 것이다.
그렇게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이우환이지만 나오시마에 2010년 개관한 이우환미술관이 세계 최초의 그의 미술관인 셈이다. 건축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가 맡았다. 안도(安藤)는 아를(アルル)의 미술관 개수에도 협력하고 있다. 나오시마(直島)의 이우환미술관은 나무들로 둘러싸여 바다가 탁 트이는 좋은 위치에 있다.
건물 앞마당에 해당하는 기둥 광장에는 오벨리스크 같은 18.5m 기둥이 선다. 이는 《관계항-점선면》 2010》의 일부인데, 이와 같이 자연석이나 철판을 소재로 하는 '관계항' 시리즈가 산재해 있다. 여기서 이미 찾아온 사람을 철학적 사고로 유도한다. 이것은 자연과 문명의 대비인가 공생인가, 아니면 동서양의 만남인가.
미술관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산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듯한 동굴로 인도되는 기분이 든다. 건물은 반지하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걸음을 옮기면서 공기가 달라진다. 차츰 소리도 잦아들고 냄새도 변한다. 전시된 작품과 건축을 통해 그곳에 몸담은 자는 고요함과 자신이 있는 공간의 좌표를 체감한다. 어느 방이나 하늘에서 빛이 비치고 있다.
방은 크고 작은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명상하는 사이'에서는 신발을 벗음으로써 발에서도 얻을 수 있는 감각이 있다. 특히 서양인들에게는 신선할 수 있다. 그러한 방에는 각각 「관계항」의 시리즈나 1970년대부터의 회화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다시 밖으로 나와 기둥 광장으로 돌아와 바다를 향해 가다 보면 마치 바다로 가는 게이트처럼 《무한문 2019》가 서 있다. 자연석에 낀 스테인리스 문.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는 길도 스테인리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최한 개인전에서는 그 명정에 이르는 문이었는데, 이곳 나오시마에서는 지상에서 바다로, 바다 쪽에서 지상으로 유인하는 문이다.
태고 바다에서 태어난 생물이 육지로 올라온 것. 해산물, 산행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문을 통해 경계를 만드는 것은 지키는 지혜였고, 때로는 대립을 불러 어리석은 싸움을 일으켰다. 사람마다 생각이 돌 것이다. 그런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를 이우환은 돌과 철판만으로 만든 작품으로 거는 것이다.
도쿄 혹은 고베에서 이우환의 전람회를 본다면 나오시마도 꼭 방문하길 바란다. 도시의 미술관에는 그 편리성이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유사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전시하는 건축공간이나 미술관의 위치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심지어 작품이 일깨우는 사고나 계시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도시에서의 전시회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 혹은 도시이기 때문에 보였던 것,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우환 미술관
TEL : 087-892-3754 (후쿠무재단)
개관시간 : 3월 1일 ~ 9월 30일 10:00 ~ 18:00 (최종입관 17:30)
10월 1일 ~ 2월 말일 10:00 ~ 17:00 (최종 입장 16:30)
휴관일 : 월요일 ※ 공휴일의 경우 개관, 익일 휴관
요금 : ¥1,050 ※ 15세 이하 무료
국립신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 이우환
장소: 국립 신미술관
회기: ~ 2022년 11월 7일 월요일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로
효고현립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이우환
장소: 효고 현립 미술관
회기 : 2022년 12월 13일 화요일 ~ 2023년 2월 12일 일요일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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