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직전 경고, 피폭자단체에 노벨평화상 의미 ... 그리고 북한

'핵전쟁' 직전 경고, 피폭자단체에 노벨평화상 의미 ... 그리고 북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피폭자들에 의한 풀뿌리 운동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핵전쟁의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다가오고 있다는 세계의 불안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의 장벽을 낮추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9월 하순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공격을 받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서방국가에 경고하면서,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협조 행동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에서는 약 90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이 이란과 대립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군사대국, 핵보유국을 향한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미국과학자연합은 북한이 이미 50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함부르크 평화 연구·안보정책연구소의 울리히 쿤은 「러시아가 핵의 위협을 휘두르고, 다른 핵보유국도 군비 증강을 진행시키는 가운데, 핵무기의 위협에 경고를 하는 것은 바로 지금 필요하다」라고 말해 일본 원폭 피해자단체협의회(일본 피단협)의 노벨 평화상 시상을 의미를 기렸다.

노르웨이 국제법 아카데미의 매그너스 로볼드도 이처럼 시의적절하고 알맞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벨평화상은 따로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핵억지 연례 군사훈련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시작하기 사흘 전에 발표됐다. 이 훈련은 13개국에서 F-35A 전투기와 B-52 폭격기 등 60여 대가 참가하는 대규모다.

핵 폐기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의도적이든 사고든 핵무기 사용은 지구를 멸망으로 이끈다고 호소해 왔다. 반면 용인파는 상호확증파괴(MAD)로 부르는 개념을 들고 나와 적대국이 서로 파괴될 가능성이 있음으로써 핵무기는 궁극적인 억지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로부터 교훈>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8월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2발의 원자폭탄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이후에도 화상과 방사능 피폭으로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12월까지 2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의 핵무기는 당시 사용된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일본 피단협 활동의 성과도 있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참극은 핵무기를 다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역사적 교훈으로 인식돼 왔다.

공식 핵보유국인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은 2022년 1월 핵전쟁에서 승자는 없으며 결코 싸워선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시작해 핵 사용 위험이 재연됐다. 침공 당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간섭하면 역사상 전례 없는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같은 해 9월에는 미국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핵 공격이 전례를 만들었다고 발언했다.

2023년 1월 미국 과학지 원자력과학자회보는 세계종말시계 바늘을 인류 멸망의 때를 보여주는 자정에 더 가깝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전술핵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하고 핵훈련을 거듭하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했다.

핵군축 전문가들은 핵실험을 하면 극적인 에스컬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미국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 한 러시아도 재개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세기 들어 핵실험을 한 것은 북한뿐이다.

냉전 종식 이후 구축된 군비관리의 틀이 깨지고 있는 지금 핵무기 전문가들은 러시아, 미국,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핵개발 경쟁의 가속화를 우려하고 있다. 미·러간에 유일하게 남는 핵군축 합의 「전략핵무기 삭감조약(신 START)도, 2026년 2월에 기한을 맞이한다.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국제 NGO인 핵무기폐절국제캠페인(ICAN)의 전 사무국장 베아트리스 핀은 일본피단협의 수상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X에 게시글을 올렸다.

「핵무기가 가져올 공포를 직접 경험한 생존자들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행동해야 한다」라고 그녀는 게시글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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